Blog - Latest News

동아일보 [기업人]효성전기, ‘자율’과 ‘소통’으로 일군 자동차 모터 성공신화

효성전기㈜
글로벌 기업 잠재력 갖춘 ‘월드클래스 300’ 선정
국내외 45개사에 납품


부산시 기장군 장암읍에 위치한 효성전기㈜ 본사

“중소기업 맞아요?”

부산 기장군 장안산업단지에 있는 효성전기㈜(대표 정진근·hyoseong.co.kr)를 처음 방문한 사람은 누구나 이 같은 질문을 던진다.

숲으로 둘러싸인 약 2만 m²(6000여 평)의 넓은 대지에 7500여 평의 건물로 말끔하게 들어선 첨단시설은 칙칙한 ‘공장’의 고정관념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외벽 대신 3층 높이의 통유리를 시공해 자연채광을 극대화했고, 마치 갤러리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내부로 들어서면 별도의 지정석 없이 업무를 보는 효성전기의 이색적인 사무실이 나온다. 이 회사에는 개인 자리가 없고 부서 간 경계도 없다.

사무실에 간이 테이블과 대형 모니터만 존재한다. 말 그대로 ‘오픈된’ 공간이다. 직원들은 노트북 하나만 들고 당일 업무에 따라 옮겨 다니면서 업무를 논의하고 처리한다. 개인 물품은 별도로 마련된 개별 라커에 보관하고 문구 등은 공용으로 관리된다.

직장 안에서 효성전기 직원 550여 명은 딱딱한 조직에 매몰되지 않는다. 자유롭게 일하고 보상받는 효성전기만의 유연한 조직문화 때문이다. 이는 자율성과 소통, 융합으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효성의 기업문화를 상징한다. 장안공장은 그간 곳곳에 산재한 3개 공장을 통폐합하면서 2014년 확장 이전한 것이다.

효성전기는 자동차용 모터를 생산하는 전문기업이다. 정진근 대표의 부친인 고 정태옥 회장이 1973년 설립한 이래 43년 외길을 걷고 있다. 처음에는 완구용 모터를 제조했으나 사세 확장에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1982년 자동차 모터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기아자동차의 승합차 ‘봉고’에 모터를 납품하면서 완성차 업체와 인연을 맺었다.

지금은 자동차용 전기모터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에어컨용 모터와 파워핸들 모터, ABS 모터, 도어 윈도 모터 등 생산품목도 다양하다. 이 중 자동차 에어컨시스템에 들어가는 송풍 모터(Blower Motor)는 독일의 덴소, 보쉬에 이어 세계 3위다. 현재 미국과 유럽, 중남미, 중국, 일본, 인도, 동남아 등 국내외 45개사와 거래하고 있으며 수출 비중이 50%다.

효성전기는 지난 20년간 수출 규모가 무려 31배나 성장했다. 1996년 160만 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은 2014년 3000만 달러를 돌파했고, 작년에는 5000만 달러 수출탑과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독일 벤츠에 향후 10년간 자동차용 모터 700만 대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독보적 기술력이 빚어낸 결실이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0일에는 ‘월드클래스 300’에 선정됐다.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는 정부가 세계적 기업 300개를 육성하기 위해 성장의지와 잠재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을 선정, 집중 지원하는 사업이다.

효성전기는 기술인재 키우기에 정성을 쏟은 덕에 세계에서도 통하는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회사 직원 중 10%에 가까운 50여 명이 연구 인력이며, 이들이 기술력 경쟁에서 큰 힘이 돼주고 있다.

효성전기 연구부서에서는 현재 휘발유→하이브리드→전기자동차로 옮겨가는 차세대 친환경차 트렌드에 맞춰 꾸준히 새로운 모터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한편, 부산에서 터를 일군 향토기업답게 효성은 지역사회에 베푸는 나눔 경영으로도 귀감이 되고 있다.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정기적으로 후원활동을 하고 있으며, 직원들도 사장의 뜻을 모아 동참하고 있다.

■ 정진근 대표 인터뷰
“2020년 세계 1위 모터기업 거듭날 것”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오너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늘 채찍질하고 있습니다. 자율성과 소통을 강조하는 것도 위기를 기회로 삼아낸 경험에서 나온 신념입니다.”

정진근 효성전기㈜ 대표는 외환위기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직원들과 함께 회사를 살려낸 의지의 경영인이다. 직원들과 일심동체로 위기를 딛고 일어선 그는 그래서 ‘일생을 걸어도 후회 없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직원들에게 자율적 근무환경을 제공하는 것도 구성원들이 스스로 주인의식을 갖게 하기 위함이다. 그는 늘 직원들에게 ‘∼답게’ 행동하라고 주문한다. 사장은 사장의 위치에서, 직원은 직원의 위치에서 프로답게 맡은 바 소임을 다하자는 뜻이다.

정 대표는 대학 졸업 후 기아차에 입사했다가 부친과 함께 사업을 키워보겠다는 결심을 하고 1977년 효성전기에 입사해 1991년 대표가 됐다. 수많은 위기를 관통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얼마 안 가 세계인이 주목하는 모터 분야의 강소기업을 일궈냈다. 위기를 극복한 대개의 기업인들이 그렇듯 정 대표도 원천기술과 깐깐한 품질관리,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성공 비결로 꼽는다.

50여 개 기업들이 속해 있는 부산·경남 자동차부품기술사협동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 대표는 “2020년 세계 1위 굴지의 모터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전 직원이 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며 “이미 현지 진출한 중국과 인도에 이어 조만간 동유럽과 멕시코에 해외 현지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차세대 모터 개발에 다걸기(올인)하기 위해 여러 전공자의 채용이 필요함에도 지방이라는 핸디캡 및 대기업 선호 현상으로 인해 양질의 인력들을 채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3/all/20160629/78920830/1#csidx8080fbf13104eadbf23e962c6ed1241